코골이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기력이 떨어지고 근육의 탄력이 줄어들어 그 수가 급증하고 많은 경우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한다. 예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앓는 사람이 4~5년 내 심장마비나 사망 위험이 30% 가량 높으며, 이 같은 수면무호흡 증상이 심할수록 심장 및 뇌 질환 발병과 사망 위험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대한민국 최고의 수면의학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B&H코리아 박보현 대표(이하 박보현) :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서울스페셜수면의원 한진규 원장(이하 한진규) : 수면 중 코부터 기도를 거쳐 숨쉬는 과정에서 신체 부위의 일부가 막히거나 기능이 떨어져 울리는 소리를 ‘코골이’라고 합니다. 코골이는 질환이라기 보다는 소리가 나는 현상을 말하죠. 소리가 날 때 공기가 헛돌면서 산소 공급이 일정치 않게 되는 게 문제에요. 산소가 떨어지면 심장과 뇌에 부담이 가게 되는데 이런 현상이 시간당 5번 이상 나올 때 수면무호흡증이라고 합니다.
Q. 박보현 : 수면무호흡증의 진단을 내리는 기준이 있는지요?
A. 한진규 : 환자분 중에 간혹 “우리 남편은 코는 고는데 숨은 멈추는 것 같지 않아요. 무호흡은 없어요~” 라고 말씀하시는데 내가 숨을 멈추는 것이 무호흡증이 아니라 숨을 쉬는데도 산소가 떨어지는 게 문제입니다. 이건 그냥 봐서는 알 수가 없어요. 의사들도 코골이가 단순 코골이 인지 수면무호흡이 동반된 코골이 인지를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반드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서 확인해야 원인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코고는 환자가 전부다 무호흡증은 아닐 수 있어요 모두다 산소가 떨어지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코고는 사람이 산소가 떨어지면서 무호흡이 같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Q. 박보현 : 수면무호흡이 위험한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A. 한진규 : 무호흡을 동반한 코골이는 무서운 것이에요. 불면증, 잠꼬대, 이갈이 뿐만 아니라 심장과 뇌에 올 수 있는 모든 질환이 다 올 수 있습니다. 산소가 떨어져 혈압이 상승하면 고혈압, 심장에 산소가 떨어지면 심근경색, 뇌에 산소가 떨어지면 뇌경색이 오는 겁니다. 코골이, 무호흡이 뇌졸중과 심장장애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 인거죠. 통상적으로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안하면 심근경색의 경우 일반인들에 비해 23~25배 이상, 뇌졸중은 4~5배 정도 더 많이 생긴다고 알려졌어요. 수면무호흡이 있는 환자들이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굉장히 중요한 근거입니다.
Q. 박보현 : 치료 방법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한진규 : 환자의 상태, 코골이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양하지만 무호흡을 동반한 코골이라면 현재 선진국에서의 표준치료방법은 양압기 치료입니다.
코골이 수술은 코고는 소리를 없애는 쪽으로 수술이 발달 된 거라 많은 사람들이 재발도 했고 효과가 없기도 했어요. 무호흡은 코 쪽보다는 혀 아래쪽이 막힐 경우가 많습니다. 쉬운 예로 중환자실에서 환자가 숨을 멈추면 수면무호흡이지요. 이때 코골이 수술을 들어가겠습니까, 인공호흡기를 대주겠습니까? 인공호흡기 역할이 양압기입니다. 인공호흡기 보다 더 확실한 치료가 어디 있겠습니까? 산소를 공급해주는데…
양압기 치료 외에는 아직까지 어떠한 수술도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심혈관장애 합병증을 예방했다는 결과 보고가 없습니다. 이미 질환을 걸린 사람도, 이미 진행됐더라도 언제든, 당장 오늘이라도 치료 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박보현 : 어린아이들 중에서도 코골이나 무호흡을 겪는 경우가 있다고 하던데요.
A. 한진규 : 구조적인 문제의 코골이나 무호흡은 완치에 가깝게 치료하려면 사실 12살 이전에 치료를 해야 합니다. 어릴 때는 뼈가 늘어나니까 교정이 가능하고 기도 모양도 만들 수 있죠. 기도가 이미 좁아진 상태로 성장이 끝나면 나이가 들면서 더 좁아지지 넓어지진 않습니다. 그래서 중요한게 소아 코골이 입니다. 어릴 때부터 습관이 중요해요. 입을 벌리고 자면 아래턱은 뒤로 빠지면서 숨구멍이 좁아지게 되어 있지요 비염도 생기고 무턱이 되거나 돌출입이 되거나 하악의 구조가 깨질 수 있습니다. 사실 입을 다물면 코를 골수가 없어요.
만약 당신의 코골이나 무호흡증이 구조적인 문제라면 본인의 자녀 또한 12살 전에 미리 신경을 써서 당신의 절차를 밟지 않게 끔 꼭 챙겨야 합니다.
Q. 박보현 : 양압기 치료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지요?
A. 한진규 : 동양 사람들은 서양 사람들과 얼굴이 다릅니다. 구조가 달라서 쓰는 마스크도 다르지요. 그런데 현재 양압기 마스크는 전량 미국 및 호주 제품들이에요. 서양 사람들한테 맞춰져 있죠 . 우리는 미국 것을 가지고 동양 사람한테 끼워야 되는 상황이고 거기에는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동양 사람들한테 잘 맞추면서 가장 경험이 많고 가장 빠른 시간에 치료 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에요. 또한 이비인후과와 신경과가 같이 있기 때문에 수면 장애환자가 병원을 방문하면 진료, 검사, 수술, 약 처방까지 1박2일 안에 원스톱으로 진행합니다. 외국인의 경우엔 호텔로 장비를 가지고 가서 검사할 수도 있어요.
Q. 박보현 : 수면을 전문으로 치료하시게 된 계기가 있는지요?
A. 한진규 : 전공이 신경과예요. 뇌졸중도 보고 두통도 보는데 둘 다 관련되는 게 수면입니다. 이쪽으로 의사도 별로 없고 미개척 분야였죠. 두통 환자들을 보면 잠 못 자는 사람들이 많아요. 근데 제가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다 보니 너무 안타까웠어요. 잠만 잘 자도 머리가 안 아플 텐데 약을 주는 게 전부였으니까요. 우리 나라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치료를 해보고 싶어서 미국으로 넘어갔습니다. 마치 동냥하듯이 미국의 많은 병원을 돌아다녔어요. 한 병원에만 있었으면 몰랐을 텐데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공부하다 보니 정상에 있는 치료를 알게 되었습니다. ‘세계 정상이 이렇구나’를 알게 되니, 내가 나아갈 방향을 알게 되었고 그러면서 자신감을 갖게 되었죠.
Q. 박보현 : 외국인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요?
A. 한진규 : 대사관에서 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도 될지 시찰을 나오더라구요. 와서 시설보고 인터뷰하고 허가를 낸 후에 대사관직원 분들이 치료하러 오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인들은 양압기 치료에 대해, 왜 사용해야 하는지 이미 잘 알고 있어요. 서양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고 모든 기계 구조가 서양에 맞춰져 있어서 무리없이 치료를 진행합니다.
최근에는 중국 환자들이 늘었습니다. 수술을 받았는데 치료가 안 된 분들 이었어요. 코골이 수술을 3~4번 했는데 양압기를 끼워서 정상으로 돌려준 사례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중국인들의 경우 구조적 특성상 얼굴이 둥글고 목이 짧은 분들이 많아 코골이 치료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Q. 박보현 : 치료 시 유의할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한진규 : 코골이를 완화하거나 예방하기 위해 수면 자세를 바꾸거나 금연, 운동 등이 도움이 되는데 그 중에서도 ‘금주’가 가장 중요합니다. 술은 상태를 매우 악화시키고 술을 마시면 코골이 소리 및 압력이 변해서 치료가 어렵습니다. 환자분들께 가급적 코골이 치료 전에 술을 끊고 오시라고 말씀 드려요. 하지만 사업상 어쩔 수 없는 분들의 경우는 자동 양압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기계가 의사대신 센서를 잡아 자동으로 압력을 맞춰주죠.
Q. 박보현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한진규 : 병원을 크게 할 생각은 없어요 규모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작게 해서 충실한 치료를 하고 싶어요. 수면장애 관련 질환들은 손이 많이 가고 더 오래 진료를 봐야 하는데, 병원들의 환경이 아직 많이 열악합니다. 환자를 적게 보더라도 운영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규모더라도 더 알차게 환자에게 집중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