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관리가 중요한 천식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증상이 없어도 외부환경 요인에 의해 갑자기 악화될 수 있는 천식은 꾸준한 자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편리하고 꼼꼼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환자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연구하는 충북대학교병원 알레르기내과 강민규 부교수를 만나 보았다.
Q. 메디우스 퀸 : 안녕하세요? 교수님께서는 식품알레르기 앱, 약물 부작용 앱 등과 같은 처음 시도되는 환자 맞춤형 예방 시스템을 주로 연구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교수님의 간단한 소개와 환자 맞춤형 예방 시스템을 연구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A. 강민규 충북대학교병원 강민규 부교수(이하 강민규) : 저는 충북대학교병원에서 알레르기내과 전문의로 근무하고 있는 강민규입니니다. 저는 천식, 비염, 식품알레르기, 약물알레르기 등과 같은 질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알레르기 질환의 첫 번째 치료는 회피(avoidance)입니다. 어떤 물질에 노출되었을 때 알레르기반응이 생기는지 규명하고, 어떻게 하면 환자들이 해당 물질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는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다른 질환들은 대부분 질병을 치료하는 데 목적을 두지만, 알레르기라는 학문은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알레르기를 앓고 있는 환자 자신 그리고 환자의 환경적인 요인들까지 같이 고려를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기도 하고 동시에 재미있기도 합니다.
저는 알레르기 환자들이 어떻게 하면 알레르기 물질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지에 관심이 많습니다. 알레르기내과 전임의 시절 외래에서 식품알레르기 환자를 진료했는데, 책 보고 공부했던 대로 진단을 하고 약 처방도 했는데 환자가 물어보더라고요. “제가 어떤 음식을 조심해야 하나요?” 그 환자가 메밀 알레르기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메밀이 들어간 음식을 먹지 마세요”라고 대답했더니, 환자가 다시 묻더라고요.“제가 요리를 잘 몰라서 그러는데, 주로 메밀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이 어떻게 있어요”라고 묻는데, 제가 요리나 음식에 대해 잘 알지 못하니까 환자한테 해줄 말이 없더라고요. 물론 ‘메밀이 많이 들어간 음식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답하는 것이 임상영양사의 영역일 수도 있는데, 아무 대답도 못하니까 좀 그렇더라고요.
그렇다고 제가 영양학을 공부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고민을 하다가 우리나라 음식물에 어떠한 알레르기 유발성분이 주로 들어가는지 찾아보다가 학교 급식 식단에는 음식별로 어떤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지 표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급식 식단표와 알레르기 유발 성분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게 되었고, 식품알레르기 환자들에게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 성분이 어떠한 음식물에 주로 들어가 있는지 엑셀 파일을 인쇄해서 드렸었습니다.
그러다 초등학교에서 식품알레르기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이 급식에 포함되어 있으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앱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급식 알레르기 알리미’ 앱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 앱은 식품 알레르기를 가진 학생이 소속 학교, 학년, 반 정보를 입력하고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선택하면 알레르기 유발 음식이 당일 급식에 포함된 경우 ‘급식 알레르기 알리미’ 앱에서 자동으로 학생, 학부모, 담임교사에게 푸쉬 알람을 보내줘서 미리 조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재는 약물알레르기 또는 중증 약물 부작용 환자들이 안전하게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약물 알레르기 환자들은 약을 잘못 먹으면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응급실에 실려가는 경우도 있는데, 환자들은 어떤 약이 위험한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근데 문제는 의사나 약사들이 환자의 약물 알레르기 이력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먹지 말아야 할 약을 처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자꾸 사고가 반복되다 보면 환자는 필요한데도 병원을 안가는 경우도 많고, 병원에서도 자꾸 약 먹고 문제 생기니까 아예 약 처방을 안 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들의 약물 알레르기 정보를 핸드폰 앱에 저장할 수 있는 ‘약물 알레르기 알리미’ 앱을 만들었고, 앱에서 환자가 A라는 약을 검색하면 이 약을 먹어도 되는지 바로 알려주는 기능도 개발을 했습니다. 처방전에 인쇄되는 QR코드 사진을 찍으면 처방전에 먹지 말아야 할 약이 처방되었을 때 콕 집어서 이 약을 먹지 말라고 알려줍니다. 이 앱으로 상도 여러 개 받았고 특허도 등록했는데,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환자들이 작성해 준 고맙다는 리뷰가 참 힘이 많이 되었습니다.
Q. 메디우스 퀸 : 천식은 영유아와 70~80세 고령의 연령대에서 많이 발병한다고 합니다. 특정 연령층에서 발병률이 높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A. 강민규 : 소아의 경우 천식을 포함한 알레르기질환 유병률이 많이 높습니다. 주거환경이 서구화되고 생활습관이 바뀌면서 소아에서 천식 유병률은 10~15%,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은 15~20%, 알레르기비염 유병률은 20~30%까지 빠르게 증가하였습니다. 소아 알레르기질환은 주로 집 먼지진드기, 꽃가루 등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아토피 반응과 관련이 있는데, 성장하면서 조금씩 증상이 덜해지거나 잘 조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인 천식은 알레르기 요인이 흡연, 미세먼지, 대기오염, 폐 기능 저하 등과 같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인은 동반질환을 가지고 계신 경우도 많고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천식을 잘 조절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노인 천식 환자가 젊은 사람보다 3~4배 이상 많다는 연구결과가 최근에 발표되었지만, 사실은 천식을 포함한 알레르기질환은 전 연령에 걸쳐 고르게 분포한다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성인이 되서도 천식 증상이 계속 심한 경우도 있고 성인이 되서 천식이 새로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알레르기로 인한 젊은 천식 환자들도 많습니다. 어렸을 때는 알레르기가 없었는데 성인이 된 후에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알레르기가 생긴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반려동물 알레르기가 있는 천식 환자들은 증상이 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알레르기 면역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Q. 메디우스 퀸 : 천식의 증상이 미비한 경우 자신이 천식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천식에 걸렸을 경우 미비하더라도 반복되는 증상이 무엇이며, 사람들이 많이 혼동하는 천식과 감기는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A. 강민규 :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천식도 심해지기 전까지 환자들이 잘 모르고 계신 경우가 많습니다. 또는 숨이 차거나 기침 등 증상이 있더라도 정상적인 노화로 생각하고 그러려니 생각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천식은 증상이 좋았다 나빠졌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심할 땐 병원 가려고 마음을 먹었다 천천히 증상이 호전되면 다 나았다고 생각하시고 병원 예약을 취소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호흡곤란, 기침, 쌕쌕거림 등의 증상이 지속되지 않더라도 간헐적이라도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나면 천식을 의심해서 병원을 방문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또는 특정 상황에서 호흡곤란, 기침 등이 반복되면 그것도 천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또 천식이나 비염과 같은 알레르기 환자들이 주로 하는 말이 ‘감기를 달고 산다’고 표현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감기는 바이러스가 들어와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에 열이 심하게 나거나 목이 붓는 등의 전신 증상이 있어야 합니다. 감기에 자주 걸린다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가지고 있던 알레르기 질환이 악화되는 것을 감기라고 착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레르기가 나빠진 거니까 알레르기 약을 먹고, 천식 환자는 흡입용 스테로이드를 들이마시면 빨리 좋아지는데 보통의 경우에는 병원에서 진통소염제, 진해거담제 등을 반복적으로 처방받습니다.
알레르기 환자들은 알레르기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감기에 안 걸리게 되고, 알레르기가 나빠졌을 때에도 알레르기 약을 적절하게 드시면 빨리 좋아질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감기에 자주 걸린다’고 말하는 분이 있다면 알레르기가 아닌지 진료받기를 권유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메디우스 퀸 :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착용이 필수가 된 요즘 장시간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천식환자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강민규 : 천식 환자분들을 확실히 마스크 쓰는 것을 불편해하는 것 같습니다. 천식도 문제지만 비염을 같이 앓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코가 막혀서 입으로 숨쉬는 것도 불편한데 마스크까지 쓰니까 더 불편해합니다. 최근 연구결과에서도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들은 N94뿐 아니라 N80과 같은 보건용 마스크를 쓰고 운동하면 폐활량이 떨어지고 호흡곤란도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코로나에 걸렸을 때 더욱 위험하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활동을 하다 숨 쉬기가 불편해지면 즉시 마스크를 벗고, 다른 사람들과 2m 이상 거리가 떨어진 한적하고 탁 트인 장소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부에서도 실외에서 다른 사람과 충분히 거리를 띄울 수 있는 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는 않았습니다.
Q. 메디우스 퀸 : 천식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관리방법은 무엇이며, 꾸준한 치료를 해야 하는 천식환자에게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어떻게 도움이 될까요?
A. 강민규 : 말씀하신 것처럼, 천식은 환자들의 자가관리가 중요한 질환입니다. 천식은 꽃가루, 알레르기 물질, 감기 등 외부 환경요인에 의해서 증상이 갑자기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꾸준한 관리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들이마시는 천식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입니다. 집안 환경을 깨끗이 하고 손씻기 등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흡입용 스테로이드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이 천식이 나빠졌을 때 환자 스스로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주도 천식조절’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환자 혼자 알아서 하라는 것이 아니라 천식은 롤러코스터처럼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미리 주치의와 상의해서 천식이 나빠졌을 때 어떻게 치료하라고 정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천식이 나빠진 정도에 따라 환자들에게 어떻게 대처하면 될지 행동지침을 미리 환자분들께 드리고 있습니다. 환자분들이 천식이 나빠지면 미리 정해놓은 행동지침에 따라 천식 치료 단계를 상향하게 되면 천식이 조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천식 자가관리를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들도 있습니다. ‘숨케어’라는 앱도 있고, 저희도 작년에 세종시 노인분들을 위한 천식 자가관리 앱을 만들었습니다. 올해에는 충북대학교 신광수 교수, 차병원 한현욱 교수와 함께 스마트헬스케어기기들을 활용한 천식 환자 관리 플랫폼을 개발하는 과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기획 중인 앱은 환자 개개인이 몇 월달에, 어떤 환경요인에서 나빠지는지를 인공지능이 파악해서, 환자 맞춤형 천식 예보를 해줄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나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 환자의 천식이 나빠지면 나의 천식도 나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나의 천식 정보가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메디우스 퀸 : 마지막으로 만성호흡기알레르기질환 환자들을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다양하게 연구하고 계시는 교수님께서 앞으로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강민규 : 저는 현재 두 가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먼저 충북지역의 천식 환자들이 대학병원뿐 아니라 1차 의료기관에서도 잘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스마트 헬스케어 기반 1차 의료 천식 진료지침 및 플랫폼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심한 천식 환자가 대학병원에 와서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고 천식이 좋아지면 이후 1차 의료기관에 방문했을 때 천식을 담당하는 선생님들이 잘 치료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학병원에서 비싼 검사도 하면서 열심히 환자 파악을 해놨는데 막상 1차 의료기관으로 돌려보낼 때 이런 환자 개인의 중요한 요인들이 잘 전달되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천식 치료나 관리와 관련된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CDSS)을 개발해서 환자를 1차 의료기관으로 돌려보낼 때 1차 의료기관 선생님들이 CDSS에 탑재된 환자 개인의 특성을 활용해 손쉽게 진료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다른 한 가지는 환자들이 안전하게 약을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약물부작용 환자들은 부작용 때문에 많이 고생하는데, 환자 개인이 본인의 약물부작용 정보를 MyData로 보관하고 병원이나 약국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약을 먹으면 졸리거나 배가 아프거나 또는 특정 약은 먹어도 효과가 없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데, 이런 사소한 부작용들까지도 플랫폼에서 자동으로 파악해서 환자들이 안전하고 효과 좋은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추천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이 아이템으로 올해 안에 창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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