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돌연변이 없는 난소암, 면역항암제 효과 기대

난소암 환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BRCA 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난소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면역항암요법이 제시됐다. 난소암은 국내에서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여성 암 중 하나다. 5년생존율은 40% 미만이고, 환자 대부분은 진단 후 2년 이내에 재발을 경험한다. 반복적으로 재발하면 치료 내성이 생긴다.
최근에는 난소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BRCA 1/2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중합효소(PARP) 억제제’를 사용한 표적 항암치료가 시도되고 있지만, ‘BRCA 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효과적인 표적 항암치료법은 정립되지 않았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산부인과 박준식‧김정철 교수 공동 연구팀(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이정윤,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수형 교수)은 BRCA 1/2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에 따른 면역 항암제의 효과를 알아보는 연구를 난소암 환자 117명의 종양조직과 임상 정보를 통해 진행했다. 그 결과,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난소암 환자의 재발 위험도는 변이가 없는 난소암 환자보다 약 7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변이가 있는 난소암의 종양 침윤 림프구 ‘CD8 T 세포’가 유전자 변이가 없는 난소암에 비해 탈진되는 특성을 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 PD-1 억제제에 대한 종양 침윤 림프구의 반응성을 측정해 본 결과,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난소암 환자의 종양 침윤 림프구 CD8 T 세포의 면역항암제에 의한 회복력이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보다 더 높았다. 나아가 유전자 변이가 없는 난소암 환자 중에서도 ‘PD-1 고발현군’이 ‘항 PD-1 면역 치료’에 의한 면역세포 회복력이 더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난소암 환자의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 및 ‘PD-1 발현 수준’에 따른 면역 세포의 반응 차이 비교표./순천향대 부천병원 제공
연구팀이 환자들의 무진행 생존 기간을 비교해 본 결과,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난소암 환자들에게 면역항암제 치료 시, 재발 위험도는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보다 약 60% 낮았다. BRCA 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난소암 환자들에게 면역항암제 PD-1 억제제 치료의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박준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BRCA 1/2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에 따라 면역항암제가 종양 내 림프구의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 중 ‘PD-1’의 발현이 높은 종양 침윤 CD8 T 림프구가 많은 환자를 선별하면 면역항암제 PD-1 억제제가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면역항암학회 국제학술지 ‘암면역치료(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