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짠 음식' 먹방, 위암 발병 위험 높이는 이유

70대 남성 환자 A씨가 속쓰림과 소화불량을 호소하며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 진료실을 찾았다. 이 남성은 1년 전부터 이런 증상을 겪었지만 단순 위염이라고 여겨 소화제로 버텼다. 증상이 심해져 동네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는 증상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큰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해보라고 했다. 이 환자는 평소 짜게 먹는 식습관을 가졌고, 약 40여 년 전 심한 위궤양으로 위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위내시경 진단과 세포 검사 결과, 위암이었다. 다행히 초기여서 내시경을 활용해 위암 부위만 레이저로 선별적으로 제거하는 시술이 이뤄졌다. 이 환자는 몇 차례에 걸친 시술로 암 세포를 제거하는데 성공했고, 현재는 건강을 회복 중이다.
A씨의 경우처럼 위암은 초기 증상이 위궤양, 위염과 비슷해 정기 검진을 하지 않으면 발견하기 쉽지 않다. 김교수는 “위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으니 정기적인 내시경 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암 완치율은 1기 90~95%, 2기 약 75%, 3기 25~50%, 4기는 5~10%다. 40세 이후라면 매 2년 마다 위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이 좋고 20~30대 젊은 층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위암은 한국인에 특히 많은 암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체 위암 환자 수는 2만 9361명으로 갑상선암(3만 5303명)과 대장암(3만 2751명), 폐암(3만 161명)에 이어 네 번째다.
한국인 위암은 짜고 맵게 먹는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성인 기준 1일 소금 섭취 권장량은 5g 이하이지만,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하루 약 15~20g 정도를 섭취한다.
소금으로 맛을 내는 반찬, 면류, 국, 찌개를 많이 먹는 식습관에다 ‘단짠 음식’이 많이 노출되는 먹방의 영향이 크다. 짜고 매운 음식을 즐기는 사람의 위벽에는 염증이 쉽게 발생하고 회복되지 않는다. 이런 식습관이 지속되면 위벽의 염증이 악화된다.
게다가 헬리코박터균 보유자라면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위 속 강한 산성 환경 속에서도 생존하는 헬리코박터균은 음식을 여러 사람과 나눠먹는 습관으로 타인에게 감염된다. 헬리코박터균이 있으면 위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많다.
흡연도 위암의 주요 원인이다. 담배의 발암물질이 침을 통해 위 점막에 작용해 암세포 생성에 도움을준다.
김 교수는 "위암은 조기에 발견하는 게 좋지만, 좋은 생활습관으로 예방하는 게 더 필요하다"며 "단짠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기보다는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