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진
서울아산병원 명예교수
한국간재단 이사장
우리나라 40~50대 남성의 사망 원인 중 가장 많은 것이 간경변증이나 간암 같은 만성 간질환이다. 그 원인으로 B형 간염 바이러스(HBV), C형 간염 바이러스(HCV) 그리고 알코올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HBV는 예방백신 덕분에 유병률이 10세 미만에서는 1% 미만으로 낮아졌지만 성인에서는 아직도 드물지 않다. HBV 보유자는 신생아 때 HBV 양성인 어머니에게서 수직 감염되는 수가 많고 평생 바이러스를 가지고 살게 되는데, 성인이 되면 만성 간염→간경변증→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 부를 정도로 증상이 없어서 환자는 무관심하게 지내다 병을 키우는 수가 많다. HBV 양성인 사람은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해서 만성 간염이 발발하면 즉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최근에 사용하는 항바이러스제들은 바이러스 억제효과가 우수해 간염을 호전시키고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의 진행 위험성도 낮출 수 있다. 아직 HBV를 단기간에 완전 제거할 수는 없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없어질 때까지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
HCV는 국내에서 1%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는데 50~60대에서 가장 높다. C형 간염에 걸리면 50~85%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하고 B형과 마찬가지로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국내에서 수년 전에 오염된 주사바늘로 HCV 집단감염 사례가 보도된 적이 있었는데, 제대로 소독되지 않은 침이나 문신용 바늘도 위험하고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를 돌려쓰는 것도 감염경로가 된다. HCV 검사가 도입되기 전인 1991년 이전에 수혈을 받은 사람도 감염 위험이 있다.
HCV는 예방 백신은 없지만 최근에 개발된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완치가 가능해졌다. 치료 하지 않으면 평생 지속될 간염인데 8~12주간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95% 이상의 놀라운 완치율을 보인다. WHO에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인 HCV 박멸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따라서 HCV에 감염된 것도 모르고 병을 키우는 사람들을 빨리 찾아 치료하는 게 급선무다.
대한간학회와 한국간재단은 수년째 정부차원에서 C형 간염 검사를 국가검진에 포함해 달라고 외치고 있다. 격무에 지치고 바쁜 CEO 여러분도 자신의 HBV 및 HCV 감염 여부를 혈액검사로 확인해 보길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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