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경험자, 체력 떨어져도 신체 활동을 꾸준히 해야 하는 이유

암 경험자는 암 치료 때문에 신체 기능이 떨어지거나 체력이 떨어졌더라도 암 진단 이전 수준의 신체활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암 진단 이후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심혈관질환은 암 경험자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다.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김현창-이호규 교수, 이혁희 강사 연구팀은 암 진단 전 신체활동을 했지만 진단 후 신체활동을 멈추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최대 43% 증가한다고 9일에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IF 39.3)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지역사회 동맥경화 위험 연구’에 참가하고 있는 1만 1093명을 대상으로 약 13.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암 경험자는 대조군 대비 심혈관질환, 심부전, 뇌졸중 발생 위험도가 각각 37%, 52%, 22% 높았다.
미국암협회의 2022년 가이드라인은 암경험자에게 ‘주당 150분 이상 중강도 신체활동’ 또는 ‘주당 75분 이상 고강도 신체활동’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를 MET(Metabolic Equivalent of Task)로 환산하면 600 정도다. MET은 체중 1kg이 1분 동안 사용하는 산소 소비량을 3.5로 나눈 값으로, 신체활동 시 소비하는 에너지양 지표이다.
연구팀은 암경험자를 대상으로 암 진단 전후 신체활동량 변화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조사했다. 연구 대상은 2011~2013년 암 진단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중 진단 전 2년진단 후 3년 이내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암경험자 15만 433명이다.
대상자를 MET에 따라 비활동 집단(0), 권고 미달 활동 집단(1~599), 권고 충족 활동 집단(600 이상)으로 구분해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살폈더니, 암 진단 전 신체 활동량과 관계없이 진단 후 신체활동량이 많을수록 심혈관 위험도가 낮았다. 진단 전 신체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진단 후 권고 미달, 권고 충족 수준으로 활동하면 위험도는 각각 19%, 20% 감소했다.
반대로, 진단 전 신체활동을 유지하다 진단 후 활동을 멈추면 심혈관질환 위험은 올라갔다. 진단 전 권고 미달, 권고 충족 수준으로 활동하다 진단 후 활동을 안하면 위험도는 각각 24%, 43% 증가했다.
신체활동 변화량에 따른 심혈관 위험도를 연속적으로 살펴본 경우에도 암 진단 전과 비교해 암 진단 후 신체활동이 더 많이 증가할수록 위험도 감소 폭은 커졌고 줄어들수록 위험도는 더욱 증가했다.
김현창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암 생존자의 신체활동량 변화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조사한 국내 첫 연구라는데 의의가 있다”며 “암 생존자들은 가급적 활동량을 줄이지 않고 가능하면 늘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