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면역세포 활용 암치료법 'TIL 치료'란?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암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혈액 속 면역세포를 활용하는 치료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면역세포 활용 치료법이 ‘TIL(종양침윤림프구) 치료’다. TIL은 암 세포 주위에 머물면서 암을 찾아내 공격하는 림프구를 말한다. TIL 치료는 림프구를 구성하는 면역세포 중 하나인 T세포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치료다. 그 효과는 1980년대 초 미국국립암센터(NCI)의 스티븐 로젠버그 박사 연구팀이 전이성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TIL 치료는 환자 몸에서 채취한 종양 조직을 활용한다. 종양 조직에 있는 T세포를 인터루킨2(IL-2)과 함께 증식시킨 뒤 환자에게 다시 주입하면 T세포가 조직을 공격하도록 한다. 제조 공정이 비교적 간단하다.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세포보다 고형암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가지 항원만 추적해 파괴할 수 있는 CAR-T세포와 달리 TIL 치료제는 여러 개의 항원(암세포)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ADC(항체-약물 접합체) 치료보다도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이희진 서울아산병원 병리학 교수가 2010년부터 관심을 갖고 치료법 연구를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2013년 미국암학회(AACR)에 참석해 로젠버그 박사의 흑색종 TIL 치료제 연구 발표를 직관했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TIL 연구에 돌입했다고 한다. 이 교수는 TIL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2020년 2월 네오젠TC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현재 삼중음성유방암과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TIL 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종양 조직은 서울아산병원에서 공급받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년 정도 걸리는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서울아산병원에서 진행성 삼중음성유방암·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TIL 세포치료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최근 임상 2상을 마친 미국의 아이오반스가 올해 연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가속 승인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