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30분 이상... 주 3일 이상이면 암 위험 2.74배

‘수면 잠복기’라는 말이 있다. 잠자리에 누워 잠이 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이 시간이 습관적으로 긴 사람이 암으로 사망할 위험은 그렇지 않은 사람의 2.74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의대 인간게놈연구소의 신철 교수 연구팀은 18년간 경기도 안산에 거주하는 40~69세 3757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 결과다. 전향적 코호트 연구는 시간 경과에 따른 특정 집단의 질병이나 사망 양상을 보는 연구이며, 이 연구 결과는 의학저널 랜싯이 발행하는 학술지 '건강 장수'(Lancet Healthy Longevity) 최신호에 발표됐다.
신철 교수 연구팀은 연구 대상을 ‘간헐적 지연 그룹’과 ‘습관적 지연 그룹’으로 나눠 사망위험을 비교했다. ‘간헐적 지연 그룹’은 지난 한 달 동안 30분 이내에 잠이 들지 못한 때가 1~2회인 경우이고, ‘습관적 지연 그룹’은 1주일에 한 번 이상 60분 이내에 잠들지 못하거나, 1주일에 세 번 이상 30분 이내에 잠들지 못한 경우다.
인구통계학적 특성, 신체적 특성, 생활 습관, 만성질환 등의 변수를 모두 보정했을 때 ‘간헐적 지연 그룹’의 사망 위험은 정상적인 수면 습관을 가진 사람의 1.33배, ‘습관적 지연 그룹’의 사망 위험은 2.22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습관적 지연 그룹’이 암으로 사망할 위험은 2.74배나 됐다.
연구팀은 수면 잠복기가 길어지는 원인으로 불면증, 우울증, 약물 복용 등을 추정했는데, 이로 인한 스트레스 반응의 만성화, 염증 반등 등이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수면 잠복기가 길어지면 뇌에서 분비되는 수면리듬 조절 생체 호르몬 ‘멜라토닌’이 결핍되고 이로 인해 암 사망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구팀은 "국내 대규모 인구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연구를 통해 수면 잠복기와 사망률 사이의 유의미한 연관성을 처음으로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며 "성인의 경우 통상 10~20분인 수면 잠복기가 습관적으로 늦어지면 만성적인 수면 장애는 물론 사망과 암 위험도 높일 수 있는 만큼 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