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에 들어갔는데 ‘제모’만 한단다. 병원의 설립목적과 원칙이 벽면에 박혀있다. 자신만의 원칙을 고수하며 오로지 ‘털 제거’에만 매달려온 JMO피부과 고우석 원장의 제모이야기를 들어보자.
‘제모만 하는 병원’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만큼 많은 노하우가 쌓여있을 것 같은데요.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있나요?
일단 효과가 제일 좋은 기계를 선택합니다. 간혹 최신 기계만 찾는 분들이 계시는데 ‘최신’이라는 단어가 항상 ‘최고의 효과’와 일치하는 건 아니에요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기계가 생산되다 보니 값은 저렴해지면서 파워는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다음 철저하게 지켜야 하는 몇 가지 치료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 제일 중요한 원칙인데.. 바로 누락 부위가 없어야 한다는 겁니다. 누락부위 없이 시술 한다는 것은 아주 단순한 원칙이지만 인내심과 자기수양이 필요할 정도로 의사들이 많이 고뇌하는 부분이에요. 둘째, 강도 설정. 강도를 세게 한다고 해서 다 좋은 시술이 아니에요. 상황에 맞춰 강도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합니다. 셋째, 레이저 파장선택. 넷째, 빛의 시간과 타이밍. 다섯째, 시술 간격 지키기. 이것은 사실 의사보다는 환자의 원칙이죠. 환자 입장에서는 가벼운 시술이기 때문에 여러 이유로 안 오시는 경우가 많아요. 시술 간격을 못 지키면 효과에 손해가 있다는 걸 알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여섯째, 피부 차갑게 하기입니다. 피부를 차갑게 하면 부작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고, 부작용 부담이 없다면 강도를 더 세게 해서 효과도 따라오죠. 그래서 저희 병원에서는 피부냉각장치가 있는 기계를 사용하고 있으며, 특이하게 방 온도를 낮춰서 피부온도를 낮춰줍니다. 모든 시술 방은 1년 내내 항상 20도 내외로 맞춰 놓습니다.
요즘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제모를 많이 한다고 들었습니다. 주로 어떤 시술을 많이 하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성제모’ 하면 기본적으로 팔, 다리, 가슴, 얼굴 순으로 생각하시는데 저희 병원에서 조사해 보니 가슴 제모가 제일 많고 그 다음이 얼굴이었어요. 요새는 여성분들이 남자의 가슴 털을 안 좋아한다고 해서 많은 남성분들이 저희 피부과를 찾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가슴 털이 남자의 상징이었는데 말이죠(웃음).
얼굴 부위의 경우, 예전에는 털이 아주 많아서 면도가 어렵거나 자꾸 상처가 나는 분들이 방문하셨지만 최근에는 털이 많지 않아도 피부 개선을 위해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제는 ‘깨끗하고 깔끔한 이미지’가 주된 이유라고 봅니다.
그럼 혹시 남성과 여성의 시술 차이가 있나요?
남성과 여성의 차이라기 보다는 털의 굵기에 따라 시술 차이가 있습니다. 여성분이더라도 털이 굵을 수 있는데 굵은 털은 시술 하기가 훨씬 어려워요. 의사의 노하우도 있어야 하고 시술 경험도 많아야 합니다. 그래야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남성수염 제모의 경우 환불 정책을 시행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영구 제모가 가능한가요?
우선 영구 제모의 정의부터 말씀 드리면, 6회 시술로 평균 80% 이상의 털이 평생 다시 나지 않는 시술을 말합니다. 1996년 레이저가 처음 등장 했을 당시 1회 시술을 진행했더니 털의 20% 정도가 영구적으로 제거되더군요. 너무 신기하고 획기적인 일이었죠. 이를 5,6번 반복하면 80~90%가 되니까 오늘날 영구 제모라는 이름이 나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영구 감모’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아요. 영구적으로 털이 계속 줄어드는 거니까.
환불제도는 4년 전부터 시작했습니다. 기본 원칙을 지켜 제대로 시술하고자 하는 제 의지가 담겨있죠. ‘효과가 없으면 환불하겠다’ 라는 건 효과에 자신이 없으면 만들기 쉽지 않은 제도입니다. 또한 어느 병원이던 효과가 있어야 따라 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효과가 없는 병원에서는 따라 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전 진심으로 이 제도를 따라 하는 병원이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최근 미국이나 해외 의료진들이 제모를 배우기 위해 원장님을 찾아 온다고 하던데요.
제모는 미국이나 유럽 쪽이 강국이라는 건 많이들 아는 사실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서 여기 왔다는 건 뭔가 배울 점이 있어서겠죠. 제 생각에는 10년 넘게 피부과에서 오직 제모만 하는 병원이 거의 없고, 무엇보다도 시술 경험이 많은 게 아마 그 분들이 찾아와서 한번 보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도 계속해서 병원의 수익에 관계 없이 괜찮은 기기가 나오면 사서 사용해보고 제모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제모만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남들이 안 하는 분야일거라 생각했어요. 제모라는 아이템을 많은 의사들이 버릴 것 이라고 판단했죠. 수익률도 떨어지고 다른 시술들에 비해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처음부터 제모만 하기로 결심했고, 제가 한 10년쯤 버틴다면 10년 후엔 저만 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혼자하고 있는 시술이 장점이 있을 것이다’ 라는 단순 논리로 시작 한 겁니다. 사실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습니다(웃음).
보람되었거나 기억에 남는 환자분은?
어느 날 한 손님이 휠체어를 타고 들어 오셨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이 병원이 제모를 제일 잘 하는 거 같아서 왔고 얼굴 제모를 하겠다고 말씀 하셨어요. 오시게 된 연유를 여쭤보니 본인이 뇌성마비인데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생활을 하는 동안 신체 제한 때문에 어머니가 면도를 해 주셨지만, 연세가 70세가 넘자 손을 떨기 시작해 면도를 해 주실 때 마다 상처를 내서 오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뇌성마비인데 얼굴에 털까지 덥수룩하다면 정말 보기 안 좋을 것 같아서 매일 면도를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사연을 듣고 나니 이 분에게 있어서 정말 절실한 시술이라는 생각이 들어 제가 비용을 받지 않고 시술해드렸고, 이 계기를 통해 다른 뇌성마비 환자 분들도 무료로 시술 해 준 경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정말 따뜻한 일을 하셨네요. 끝으로 제모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모의 경우 특히나 시술 전후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이 머리로 털이 얼마나 있었는지 기억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하물며 본인도 모르는데 병원이 기억해 줄까요?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사진으로 남겨서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