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건강상태에 따른 맞춤형 의료정보 제공의 중요성
최근 고령화로 인해 고혈압, 당뇨, 만성 콩팥병 등 만성질환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만성질환자의 경우 질환의 진행단계에 따른 올바른 정보를 접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떨어져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인의 건강상태에 맞지 않는 무분별한 정보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의료 문맹을 해결하기 위해 환자 개인의 건강기록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의료정보 제공에 앞장서고 있는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이상호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메디우스 퀸 : 안녕하세요. 최근 유튜브 채널 ‘리터러시M’을 통해 신장질환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계신 신장내과 명의, 이상호 교수님을 직접 뵙게 됐습니다. 2020년 기준 현재 국내 만성콩팥병 발생 증가율은 세계 1위이며, 매년 투석 환자율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만성콩팥병의 원인과 진행단계에 따른 치료방법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이상호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이하 이상호) : 최근 발표된 고령화 속도에 대한 통계를 보면 국내 노인 인구 증가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콩팥 기능은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구의 고령화는 만성콩팥병을 증가시키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성콩팥병의 주된 원인은 당뇨, 고혈압, 사구체신장염 등 3가지 요인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중 사구체신장염은 발병률이 아직 크게 증가하고 있지 않는 반면, 국내 당뇨 및 고혈압 환자수는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여기에 인구 고령화로 인한 만성콩팥병 역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만성콩팥병은 신장기능 저하의 정도에 따라 1단계부터 5단계까지로 구분됩니다. 초기인 만성콩팥병 3기까지는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잘 치료한다면 추가적인 신기능 저하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병의 원인이 되는 요인을 잘 관리하고 치료해야 합니다. 또 신장이 일을 많이 해 빨리 지치고 노화가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염분 섭취가 많거나 불필요한 약물 복용은 피해야 합니다. 만약 4기 이상으로 병이 진행된 경우 투석이나 이식 치료를 최대한 늦추도록 약물 치료를 잘 받는 게 중요한데, 무엇보다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Q. 메디우스 퀸 : 만성콩팥병은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당뇨, 고혈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해 의아합니다. 만성콩팥병이 신장질환에서 갖고 있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A. 이상호 : 당뇨, 고혈압은 공통적으로 우리 몸속 혈관에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만성콩팥병은 주로 당뇨나 고혈압으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사망률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신장 기능이 4기 이상으로 감소하게 되면 우리 몸에서 배설돼야 하는 노폐물이 축적돼 요독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체내 노폐물의 증가는 혈관을 추가로 손상시키고 빈혈이 유발돼 심장의 부담을 증가시킵니다. 뿐만 아니라 칼슘, 인 조절 장애가 발생해 혈관의 석회화가 가중됩니다. 이에 따라 당뇨, 고혈압 환자가 만성콩팥병에 걸려 병이 진행될 경우 심혈관계 사망률은 더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Q. 메디우스 퀸 : 만성콩팥병은 따로 증상이 없어 콩팥이 심하게 손상받기 전까지는 발견하기 어렵다고 들었는데 예방 방법이 궁금합니다. 또 병의 악화를 막기 위해 주의해야 할 음식, 약물 등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이상호 : 맞습니다. 만성콩팥병은 4단계까지 진행되더라도 보통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따라서 혈액, 소변 검사 등을 통해 초기에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만성콩팥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당뇨나 고혈압을 잘 조절하고, 신장에 부담을 주는 염분 섭취를 줄이는 것이 일차적인 예방법입니다. 흔히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단백질,칼륨, 인 등을 무조건 적게 섭취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물론 4기 이상 진행된 환자들의 경우 칼륨이나 인을 적게 섭취해야 하며 단백뇨가 많이 배설되는 환자들도 과도한 단백질 섭취를 제한해야 하지만, 초기 환자들은 대부분 염분 제한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즉,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남아있는 콩팥 기능에 따라 주의해야 하는 음식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주의해야 할 약물은 일차적으로 진통소염제와 항생제입니다. 꼭 필요한 경우에만 그것도 신장 기능에 맞춰 적절한 용량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약물 중 신장을 통해 배설되는 약물은 반드시 남아있는 콩팥 기능에 맞춰 용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평소 콩팥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들은 가급적 필요한 약을 적게,그리고 의사선생님과 상의 후 복용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Q. 메디우스 퀸 :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 신장질환을 갖고 계신 환자분들이 백신을 접종해도 되는지, 특히 신장이식을 한 경우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면서 백신 접종이 가능한지도 궁금합니다.
A. 이상호 : 면역력이 저하된 투석 환자나 신장이식을 받고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백신을 맞아도 방어 효과가 정상인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더 철저한 관리하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투석 환자나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도 증가하지만 감염 시 중증질환으로 진행하거나 사망률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반드시 백신을 맞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면역력이 지나치게 낮아 코로나19 예방접종으로는 충분한 항체형성을 기대할 수 없는 분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통상적으로 이식받은 지 4개월 이내 고용량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고 있거나 최근 2개월 내 B림파구 억제 치료를 받은 환자분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그렇지만 다행히 최근 예방적 항생제인 이부실드가 도입되어 충분한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상태입니다.
Q. 메디우스 퀸 : 난치성 신질환의 새로운 진단과 치료법 개발을 위해 다양한 연구사업에 참여하시는 것은 물론, 꾸준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계시는데요. 최근엔 글로벌백신기술선도사업단이 주관하는 제1차 백신기반기술개발사업에서 ‘(신개념) 접종 기술’ 분야의 공식적 과제책임자로 선정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하고 계신 연구개발 활동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이상호 : 저희는 용해성 마이크로니들을 이용한 백신 투여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조금 생소하실 텐데요, 마이크로니들은 머리카락보다 얇은 미세 바늘을 패치 형태로 몸에 부착해 약물 성분을 체내로 흡수시키는 약물전달기술입니다. 기존 근육주사에 비해 통증이 적은 것은 물론 외상이나 2차 감염 등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개발 중인 용해성은 고체 성분의 마이크로니들의 침 부분이 피부 내 용해되는 방식으로, 아무래도 고체이다 보니 상온 안정성이 뛰어나 보관 및 유통이 수월한 점도 또다른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다양한 주사 약물, 특히 백신을 탑재해 효과를 입증한 사례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에 저희는 현재 독감백신을 해당 마이크로니들을 통해 접종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며, 향후 코로나 백신 등 다양한 백신에 응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Q. 메디우스 퀸 : 최근 환자에게 의료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하고,도움을 드리고자 환자 교육용 프로그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주)케이바이오헬스케어 대표이사로서 창업을 하시게 된 계기와 개발 중인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이상호 : 그간 진료를 하면서 제가 해결하지 못했던 가장 큰 문제는 많은 환자, 특히 만성질환자들이 올바른 정보를 접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주위 대부분의 환자는 의료 측면에서 문맹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메디컬 리터러시 능력과 관계없이 해외여행이나 방문 중 발생하는 의료 문제도 언어와 시스템의 차이로 인한 의료적 문맹 상황을 야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민하던 중 환자들이 의료정보의 70%를 유튜브 등을 통해 얻고 있다는 충격적인 기사를 접하게 됐고, 관련 문헌들을 본격적으로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분야와 상관없이 의료 유튜브의 20%가 오히려 환자에게 해가 될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동시에 환자들의 경우 제대로 된 정보보다 잘못된 정보를, 유용성보다는 제목이 도발적인 유튜브 콘텐츠 쪽에 ‘좋아요(likes)’ 버튼을 더 많이 누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사실을 전문가들은 일반 환자들이 볼 수 없는 논문을 통해서만 지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저는 플랫폼을 통해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올바른 콘텐츠가 인정받을 수 있는 평가시스템이 필요하고 봤습니다. 아울러 현재 온라인에 노출돼 있는 콘텐츠들을 전문가가 직접 큐레이션 할 수 있도록 하면 이 같은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 생각돼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는 그다지 유용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환자들이 자신의 현상태에 맞는 정보나 관리 요령에 대해 궁금해 하곤 하는데 정작 어떤 정보가 내게 도움이 될지 알 수 없어 곤경에 처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 개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른 맞춤 유튜브 건강콘텐츠 큐레이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개인건강기록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즉 ‘개인건강기록 기반 맞춤 의료정보 제공’이라는 해결 방안을 찾게 된 셈입니다. 의료 리터러시에 대한 문제 인식과 더불어 환자 맞춤 의료정보 제공이라는 해결 방안을 의료 현장에서 구현하고 싶은 열망이 바로 제가 회사를 설립한 이유와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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